스포트라이트 번역 후기2 - 성당 or 교회 - 영화번역가 황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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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번역 후기2 – 성당 or 교회

스포트라이트 번역 후기2 – 성당 or 교회

저도 번역하면서 헷갈렸던 부분인데 역시나 묻는 분들이 계시네요. 저는 어렸을 때 개신교 신자였어요. 한 16년? 그래서 기독교 관련 용어는 아무래도 개신교 쪽이 익숙해요. 그런데 가톨릭과 개신교는 용어 차이가 많아서 주의하지 않으면 번역할 때 실수를 하게 돼요. 가장 쉬운 예로 개신교는 ‘하나님’이라고 하고 가톨릭은 ‘하느님’이라고 하죠.

영화 내용 중에도 나오지만 보스턴 최대의 종교 커뮤니티는 가톨릭이에요. 아일랜드계와 이탈리아계 이민자들이 로마 가톨릭을 가지고 들어왔고 지금까지도 보스턴에선 가톨릭 신자들이 개신교보다 압도적으로 많거든요. 그래서 <스포트라이트>에서 말하는 church는 개신교가 아니라 가톨릭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가톨릭에선 ‘교회’란 말을 쓰지 않는다. 반드시 ‘성당’이라고 해야 한다”라는 분들도 계신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장소, 물리적인 건물을 지칭하는 경우는 ‘성당’을 쓰는 게 맞지만 회중(에클레시아)을 뜻할 때는 ‘교회’라고 칭하는 게 맞습니다.


교회

하느님의 백성,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이 모인 공동체

성당
하느님을 경배하기 위해 축성한 거룩한 건물. 신자 공동체가 기도하고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모이는 장소이며,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거처이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에서 편찬한 ‘미디어 종사자를 위한 천주교 용어·자료집’이라는 게 있습니다. PDF로 있더라고요. 위에 쓴 용어 설명도 그 자료집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가톨릭 신문’ 같은 곳들의 기사를 살펴봐도 가톨릭을 칭할 때 ‘교회’라고 합니다. 이야기가 조금 복잡해졌는데 간단히 예로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영문으로 똑같이 church라고 쓰더라도 가톨릭이라면 상황에 따라 이렇게 다릅니다.

“성당에 가서 기도하고 싶어”, “성당이 무너졌대”

“교회를 상대로 소송을 걸겠어”, “그랬다간 교회가 들고일어날 거야”

하나 다른 예가 있다면 “나 성당 다녀”예요. 이 문장에선 굳이 물리적인 건물만을 뜻하는 건 아니거든요. 가톨릭 신자라는 얘기죠. 이럴 땐 ‘성당’으로 쓰는 게 맞습니다.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이런 쓰임 구분을 최대한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했어요. 물리적 장소로서의 호칭과 회중, 대표로서의 호칭을 정식 명칭에 따라 사용한 거죠. 조금 헷갈리실 수도 있겠지만 이게 ‘교회’와 ‘성당’ 용어 쓰임의 정확한 차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