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번역 후기 - 영화번역가 황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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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 번역 후기

폼페이 번역 후기

레지던트 이블과 삼총사, 이벤트 호라이즌의 폴 W.S 앤더슨 감독 작품 폼페이. 앞서 적은 필모를 보고 느끼셨겠지만 볼거리 하나만큼은 제대로 보여 주는 감독이에요. 이 작품을 작업하면서 든 생각은 딱 하나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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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재밌는 인연이지만 제가 작업했던 ‘왕좌의 게임’의 주인공 키트 해링턴과 ’24’의 주인공 키퍼 서덜랜드가 주연이었어요. 얼마나 반갑던지 ㅎㅎ. 둘 다 작품 속에서 제가 엄청 좋아하는 캐릭터들이거든요.

 

이제 번역 얘기를 해 볼게요. 로마 시대 작품을 맡게 되면 걱정하는 건 크게 두 가지예요.

1. 이 시대 사람들은 이름이 드럽게 길어서 이름만 써도 자막 한 줄을 다 처잡순다.
예)
– 이르미기러서 짜증나노무니스
– 자마크한주르 다처드시리우스

2. 사극투를 어디까지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

 

긴 이름을 처리하다 보면 자막 모양이 흉하게 변하거나 써야 할 말들을 못 쓰게 되는 상황도 있어요. 물론 이름도 쓰고 대사도 쓸 수 있는 것도 번역작가의 능력이겠지만 그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걱정을 좀 했는데 다행히도!!! 이번엔 그리 긴 이름이 없었어요. “퀸타스아티우스 코르부스”가 가장 긴 이름이었네요.

사극투는 지나치면 다큐처럼 딱딱해지고 너무 줄이면 옛맛이 사라져 버려요. 그래서 역사물을 작업할 땐 사극투를 어디까지 써야 할지 고민하는 편인데요. 폼페이에선 사극투를 그리 진지하게 쓰지 않았습니다. 로맨스를 다루기도 하지만 재난을 다룬 영화라 시종일관 몰아치는데 대사를 너무 점잖은 사극투로 쓰면 분위기가 가라앉거든요. 그래서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니면 굳이 사극투를 쓰지 않았어요. 이번엔 사극투와 더불어 마일로와 카시아의 존하대도 골머리를 썩어야 했습니다. 한 명은 귀족이고 한 명은 노예라고 해서 존대하는 설정을 해 버리면 로맨스를 살리기가 어렵거든요. 돌쇠가 마님을 흠모하는 분위기랄까나 -_-;; 결국 자막 2차 수정본에선 존하대 관계를 싹 뒤집었어요.

 

저는 시사회에서 이미 봤습니다만 가능하면 3D로 한 번 더 볼 생각이에요. 지금껏 재난 영화 중 가장 큰 스케일을 보인 영화는 2012였는데요. 그 정도 스케일을 예상하는 분들은 2012는 잊으셔도 됩니다. 스케일이 말도 안 되게 커요 -_-;; 그래서 그런지 스트레스 빵빵 날릴 수 있는 작품이에요. 맨처음에 말씀드렸다시피 볼거리 하나는 기가 막히게 뽑는 감독이거든요. 모두 화산재 맞으러 극장으로 ㄲ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