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Inside Llewyn Davis) - 번역 후기 - 영화번역가 황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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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Inside Llewyn Davis) – 번역 후기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Inside Llewyn Davis) – 번역 후기

이 작품은 사실 제가 굳이굳이 번역을 하겠다고 조른 작품이기도 합니다. 영화 좋다는 이야기야 칸 영화제부터 들었고 개인적으로는 트레일러를 보고 반해 버렸거든요. 어찌어찌 제 손에 들어온 이 영화를 보고 또 보면서 작업하면서도 참 즐거웠습니다.이 영화를 원스에 비교하는 글들을 많이 봤습니다. 저 또한 원스를 좋아하는 팬이지만 개인적으론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의 손을 들어주고 싶어요. 제가 번역해서 이러는 게 아니라 정말,,,

원스와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 모두 어쿠스틱한 음악을 테마로 하고 있는데요. 원스는 영국 포크,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는 전형적인 70년대 미국 포크를 위주로 하고 있어요. 그런데 사실 영국, 미국의 포크는 한국 사람들의 취향에 그리 맞는 음악이 아닙니다. 특히나 영국 포크는 약간 이질적이에요. 그런데 원스는 왜 성공했느냐구요? 그점이 좀 희한한데요. 원스에 나온 글렌 핸사드의 음악은 어느 정도 한국에서 먹힐 멜로디를 포함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먹힐 서정적인 멜로디를 포함한 곡들이라 어떻게 보면 아주 우연히 맞아떨어져서 한국에서 포텐이 터졌다고도 할 수 있어요. 영국 포크가 한국에서 먹힌다는 건 정말 이래적인 경우예요. 그래서 원스의 사운드트랙은 전형적인 영국 포크라고 볼 순 없어요.

 

반면에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에 나오는 사운드트랙들은 전형적인 미국 포크 곡들입니다. 그래서 한편으론 살짝 이질감이 있어요. 하지만 오리지널답게 여운이 훨씬 강해요. 아무런 세션도 없이 통기타와 깊은 목소리만이 만나서 내는 진한 하모니의 효과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음악만이 아니라 서사적인 면에서도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의 손을 들어주고 싶어요.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피식피식 웃음이 나면서도 마음에 정말 오래 남거든요. 영화적인 완성도는 원스와 비교가 어려울 수준으로 좋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독립영화와 코엔 감독 영화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는 건 좀 반칙이죠 -_-

 

개인적으론 ‘올해의 영화’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올해 제가 만난 영화 중에 가장 좋았어요. 지금까지는 월플라워가 올해 영화 중에 가장 좋았는데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로 갈아탔습니다 -_-. 저는 통기타를 17살부터 쳤으니까 18년 정도 통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했어요. 그래서 더 기대했던 작품이기도 했는데 영화는 제 기대를 훌쩍 뛰어넘어 훨씬 좋게 나왔습니다. 가사를 잘 쓰자는 생각에 고민이 제일 많았어요. 그런데 의외로 가사는 쉽게 잘 나왔어요. 포크송에서 자주 쓰는 어투라거나 감정을 잘 아는 편이라서 의외로 쉽게 나왔어요.(16년째 광석이 형 빠예요) 빨리 사운드트랙을 구하고 싶은데 한국에 출시가 안 되고 있어요 ㅠ. 아무튼 올 겨울 개봉합니다. 부디 많은 관객들이 봐 주셨으면 해요. 재밌기도 재밌지만 정말정말 좋은 작품입니다.

PS. 감독의 요청으로 노래의 반복 구절 가사는 자막이 나가지 않습니다.

 

부록. 제가 흉내내 본 hang me oh hang me예요.

날 매달아 주오
난 죽어 사라지겠지
날 매달아 주오
난 죽어 사라지겠지
목숨엔 미련 없어도
무덤 속에 누워지낼
긴 세월이 서럽네
세상 구경 잘 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