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플라워 - 영상번역가, 소설번역가를 만나다. - 영화번역가 황석희
3798
post-template-default,single,single-post,postid-3798,single-format-standard,ajax_updown_fade,page_not_loaded,,vertical_menu_enabled, vertical_menu_transparency vertical_menu_transparency_on,qode_grid_1300,side_area_uncovered_from_content,qode-content-sidebar-responsive,transparent_content,qode-theme-ver-13.0,qode-theme-bridge,wpb-js-composer js-comp-ver-4.12,vc_responsive

월플라워 – 영상번역가, 소설번역가를 만나다.

월플라워 – 영상번역가, 소설번역가를 만나다.

영상번역, 출판번역을 만나다

마 전 번역한 월플라워가 4월 11일 개봉 확정됐습니다. 워낙 좋은 작품이라 저번 번역 후기 포스팅에도 온갖 칭찬을 다 했는데요. 좋은 작품이라 대사에 욕심이 나서 고생 좀 했다는 것 이외에 신기한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번역 후기 포스팅에도 조금 썼지만 월플라워가 소설 원작이라 책을 구입해서 보고 영화 번역을 시작했는데 소설에서 몇 군데 대사가 잘못 번역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잘못 이해한 건 아닐까 싶어서 외국 포럼에 올라온 글도 다 읽어 보고 고민도 많이 했는데 아무래도 제가 이해한 방향이 맞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일단은 제가 판단한 대로 번역을 하고 월플라워 번역 후기 포스팅에 관련 내용을 조금 썼습니다.

그런데 월플라워 번역본을 낸 ‘돋을새김’ 출판사의 편집자 분이 그 포스팅을 보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정말 그 부분이 오역이라면 확인 후에 다음 쇄에 번역을 수정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해당 부분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 드렸고 소설 번역자 분과 편집부 분들이 논의한 결과 제가 이해한 방향이 맞다고 결론을 내리셨습니다.

그 외에 다른 문장 하나를 더 물어보셔서 그것도 제가 이해한 방향과는 다르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서 이것도 역시 번역자 분과 편집부 분들의 논의한 끝에 다음 쇄에 제가 이해한 방향으로 수정하시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당 대사들의 수정 번역을 이메일로 주고받으며 다음 쇄에 수정될 부분을 확정했습니다.

다음 쇄에 수정될 두 부분은 아래와 같습니다.

1. You see things. And you understand. You’re a wallflower.

2. And in that moment, I swear we are infinite.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두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 어떻게 번역됐고 소설에서 어떻게 번역됐는지는 직접 영화관에서, 서점에서 확인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blogfiles.naver.net

 

성실한 출판사와 용기 있는 번역자

사실 번역자가 다른 번역자의 실수를 지적한다는 건 불편하고 죄송스러운 일입니다. 월플라워 같은 경우, 저는 영상을 보면서 번역했지만 소설을 번역하신 분은 텍스트만 보고 번역하셨기 때문에 장면을 이해하기가 저보다 훨씬 힘드셨을 테니까요. 게다가 잘못 번역된 부분은 작가가 문장 자체를 애매하게 쓴 부분이라 왜 그렇게 번역하셨는지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포스팅은 돋을새김 출판사와 월플라워 번역자 분에게 허락을 구하고 올리는 포스팅입니다. 혹여 출판사나 번역자 분께 폐가 될 수 있겠다 싶어서 포스팅을 작성하기 전에 허락을 구했습니다. 다소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오역 제기에도 너무나 성실하게 논의해 주시고 흔쾌히 조치해 주시는 걸 보면서 존경심마저 들었습니다. 성실한 출판사와 용기 있는 번역자의 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번역자 분께선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하는데 너무 감정 이입을 해서 생긴 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만큼 젖어들 수 있는 작품이라는 얘기겠죠? 🙂

오역 제기에 마음이 편치 않으셨을 텐데 선뜻 의견을 반영해 주시고 건전한 논의를 이어 주신 번역자 분께 감사드립니다. 같은 작품을 두고 출판 번역자 분과 접촉한 일은 처음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있을까 싶습니다만 옆 행성에 사는 비슷한 이웃을 만난 기분이어서 더 신기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큰 도움이 됐던 경험이었습니다.

4월 11일에 개봉하는 월플라워 많은 관람 부탁드리며 서점에 있는 원작 소설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PS. 이 사진은 출판사에서 번역 수정된 책을 보내 주셨는데 앞장에 저렇게 감사하게 써 주셨습니다. 인증 샷!~

wallflower11

 

http://subtitlernet.ipage.com/subtitler/archives/3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