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플라워(Wallflower) 번역 후기 - 영화번역가 황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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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플라워(Wallflower) 번역 후기

월플라워(Wallflower) 번역 후기

역 작업을 마치고 이 정도로 뿌듯하고 기분 좋은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작품을 번역하게 돼서 개인적으로도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이 작품도 원작이 소설이라 당장 서점에 달려가 책을 샀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작품은 “Perks Of Being A Wallflower”라는 제목의 소설이 원작입니다. 이 소설의 저자가 이 영화의 감독이기 때문에 원작을 훼손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미국 공영 방송국 NPR에서 선정한 100대 성장 소설에서 16위에 오른 작품이죠. 보나마나 1위는 호밀밭의 파수꾼일 테고요. 원작 소설을 영화한 이 작품은 엠마 왓슨의 첫 주연이란 점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그런 단발적인 이슈 말고도 작품성 하나만으로 엄청난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일단 영화 자체가 정말 좋습니다. 어느 정도로 좋은데 자꾸 그러냐구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TOP5의 한 자리를 갈아치워버린 영화입니다. 원래 성장 소설류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살짝 과장을 섞자면 이 영화를 본 후엔 호밀밭의 파수꾼을 처음 읽었을 때 이상 가는 감흥을 받았습니다.

소설 번역본이 영상번역에 미치는 영향

솔직히 소설이 이미 번역본으로 나와 있어서 한결 든든하긴 했습니다. 책을 한번 읽고 작업하면 작업이 훨씬 수월하거든요. 그런데 단점도 있습니다. 소설 번역본의 번역이 틀린 경우 의미 파악에 큰 혼란을 겪을 수도 있거든요. 이번엔 소설 번역본에서 틀린 번역이 있었습니다. 물론 저야 캐릭터들의 몸짓이나 말투, 분위기를 영상으로 보면서 작업하기 때문에 텍스트 번역에 비해 의미 파악이 더 쉬울 겁니다. 이 작품 통틀어 가장 중요한 문장이 잘못 번역돼 있어서 한 문장을 두고 구글링을 세 시간 넘게 했습니다. 도저히 대충 할 수 있는 대사가 아니었거든요. 어떤 대사인지는? 영화를 보시면 가장 중요한 대사가 뭔지 감이 오실 겁니다.

명대사의 향연

이 작품엔 진짜 어마어마하게 좋은 대사들이 즐비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슴에 콱 박히는 대사들이 곳곳에 등장해서 안 그래도 감성적인 영화의 감성을 한껏 끌어올리는 도구 역할을 하고 있죠. 그런데 이 작가는 대사를 애매하게 쓰는 버릇이 있습니다.(외국서도 유명하더군요 -_-;;) 그래서 미국 웹사이트의 여러 포럼에서도 하나의 대사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글이 많았습니다. 아… 저는 그걸 다 읽어야 했습니다. 대사를 애매하게 쓰는 작가를 저주하면서… 워낙 다양한 방향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사들이어서 제 번역이 무조건 옳다고 말씀드릴 순 없겠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다양한 의견을 읽고 감독의 의도에 어울리게 쓰려고 노력했다는 말씀은 드릴 수 있습니다.

좋은 작품이 아니라 훌륭한 작품

제가 번역한 영화에 이런 호평을 이어 쓴다는 게 낯뜨겁기도 합니다만 저는 근 몇 년간 본 영화 중에 가장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위에도 썼지만 제 TOP5의 한 자릴 갈아치운 영화가 됐으니까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마지막으로 TOP5에 진입했던 영화는 2002년도 작품이었습니다. 이즈라 밀러의 연기야 이미 “케빈에 대하여”에서 입증됐고, 엠마 왓슨도 연기력이 좋은 배우고, 주인공 찰리 역을 맡은 로건 레먼의 연기도 그야 말로 명품입니다. 플롯과 배우, 연출, 그리고 OST. 뭐 하나 빠질 게 없는 영화입니다. OST 부분은 할 얘기가 너무 많아서 다 쓰자면 포스팅 하나가 더 나올듯 합니다. 다음에 따로 다뤄야 할 것 같아요. OST는 전율이 올 정도로 훌륭합니다.

이런 영화를 번역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월플라워”는 조만간 영화관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http://subtitlernet.ipage.com/subtitler/archives/3798

http://subtitlernet.ipage.com/subtitler/archives/7909